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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10

  1. 2020.05.20 1
  2. 2018.05.15 해마다 봄이면 2
  3. 2018.05.04 아사달과 아사녀의 전설 2
  4. 2018.04.23 대청호에서의 하룻밤
  5. 2018.04.17 헤어지기 또는 보내주기 1
  6. 2018.04.09 배고픔
  7. 2018.03.19 간이휴게소
  8. 2017.06.08 뒷산
  9. 2016.11.15 11월 12일 광화문에서
  10. 2015.05.13 내 마음의 고향 2
2020. 5. 20. 02:47

카테고리 없음2020. 5. 20. 02:47

원시의 분화구가 끓어 넘치는

캄차카에 가고 싶다.

 

차디찬 해빙에 누워

분출하는 마그마

싯누런 유황 냄새를 맡고 싶다.

하얀 새벽 북태평양의 시린 안개를 보고 싶다.

발정기 순록의 진청색 뿔을 보고 싶다.

 

뒤축 헤진 브랑누아 구두를 벗어버리고

캄차카에 가고 싶다.

 

캄차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서

한 마리 짐승이 되어보고 싶다.

 

분화구 언저리

가장 높은 절벽에서

원시의 침엽수림에 고함치고 싶다.

:
Posted by 비단강
2018. 5. 15. 15:08

해마다 봄이면 카테고리 없음2018. 5. 15. 15:08

봄날

 

지금쯤 둥글재 양지바른 토끼굴 앞에는 진달래가 피어 지쳐 가겠지.

멀리 다근리 쪽 여매 샛강 마른 갈대밭에는 종달새부부 둥지 트느라 여념이 없을 테고

덕고개 고갯마루가 다리 아프게 보일 때 쯤 건너게 되는

뒷내 나무다리 밑 여울에는 송사리 떼 소르르 떠나니고

아직은 희미한 안개이거나 혹은 아지랑이처럼 보이는

산색이 졸리운 성흥산성 따뜻한 성벽 아래로는 산수유가 흐드러지고

대조사 요사채는 부처님 오신 날에 쓸 법등 준비에 부산하겠지.

예전 미순이 살던 집 개나리 담장에 어미 쫓는 병아리 몇 마리....

서낭당 고개 너머로 바람이 넘어가는 날

친구들은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까?

:
Posted by 비단강
2018. 5. 4. 11:28

아사달과 아사녀의 전설 카테고리 없음2018. 5. 4. 11:28

참나무집

 

어느 먼 나라

두메산골에

돌담을 끼고 앉은

돌벽 돌집을

천년 된 참나무가 지키고 있네

어제 핀 패랭이와 오늘 핀 장미가

내일 필 꽃을 위해

한 쪽 어깨 내주는

마을 옆 나즈막한 언덕에

가을이 오고

해 뜨는 쪽 높은 산기슭에

서리 내리면

이제 막 굵어가는 수수며 감자가

아이들 발꿈치처럼 예쁘게

익어가고

해지는 쪽 들판에 노을이 비끼면

버섯 따다가 돌아온 참나무집 아낙은

아이들을 위해

감자를 찐다.

:
Posted by 비단강
2018. 4. 23. 17:30

대청호에서의 하룻밤 카테고리 없음2018. 4. 23. 17:30

푸른 추억


청마리 교정의

푸른 산길을 걸으며

파란 강물을 마시며

하늘을 본다.

 

청송리 교정에 타오르는 노을속

푸르른 솔밭을 본다.

푸르른 영혼을 본다.

 

 

이번 청마리 모임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친구들의 어릴 적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언제나 푸르른 모교의 솔밭처럼

그냥 그대로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친구들 모두 어린 날의 순수하던 영혼이 아직

도 그대로 살아 깜빡이고 있슴을 그밤 청마리 운동장 장작불 곱게 타던 불빛 속에서

나는 확인하였으며 또한 마음속 깊이 동지적 유대와 기꺼움을 느꼈음은 나만의 생각

은 아닐듯하다.

 

 

언제이던가

이길 걷던 그대 뒷모습

새침하게 걷는 등 뒤로

낮달이 오르고

측백나무 담 사이로

날던 굴뚝새의 날개깃 같이

귀여운 단발머리

그 아스라한

이슬서린 논길

 

언제이던가

이길 걷던 그대 뒷모습

땅개비 후두둑 나는 위로

펼쳐진 하늘

어저께 뿔 돛은 송아지 같이

까만 종아리 내달리던

그 아스라한

들길

 

 

사람은 저마다 제 길을 간다. 내 친구들 또한 그렇게 뚜벅뚜벅 쉬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가는 친구들임을 확인하였다. 어찌 그사이 어려움이 없었으랴만

그날 그 자리에 그렇게 의연하게, 한그루 플라타나스처럼 신선하게 우리들은 어깨동무

를 하였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게 신기하다. 기쁘다.

 

 

먼 산에 안개 드리우고

우물가에 장미가 피던 여름

우린 만났었지

수줍은 손 잡으며 수줍지 않으려

크게 웃었지

 

숨어 피는 돌나물 노란 꽃처럼

우리는 다정히 산길을 헤메었지

저 아래 파란 강물처럼

맑게 맑게 흘러다녔지

 

청수정 무꽃이 다 필때까지

우리는 그냥 좋았지

 

 

유행가 가사처럼 헤어지기 정말 싫었다. 모두들 한아름씩 추억을 챙겨가는데 나만

아쉬움을 챙겨가는 것처럼 즐거운 모임이었다. 가끔 보는 친구 자주 보는 친구 아주

오랜만에 보는 친구 모두 반갑고 또 그리울 사람들이다.

 

 

사춘기 계집애 분홍 손수건

문성당 약방 앞

버스정류장

 

오늘은 여름방학 시작하는 날

낼 모레 보자던

꽃편지 한 장

 

일곱 시 막차는 강경 가는 차

어디 가냐 묻지도

못할 거면서

 

싣고 갈 막찰랑은 오지나 말지

흙내 나는 책가방만

내려다 보네



********************************************************************************************************************

몇년 전 국민학교 동창모임에서 느낀 마음을 적은 글인데 지금 보니 약간 닭살이 돋는다. 하지만 그냥 두련다. 그때 그마음을 잊고 싶지 않아서이다. 언제라도 열어보면 느낄수 있도록 말이다.

:
Posted by 비단강
2018. 4. 17. 13:37

헤어지기 또는 보내주기 카테고리 없음2018. 4. 17. 13:37

이별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새벽 잠결에 허리가 결려서

일어나 냉수를 마셨다.


새벽 세시.

건너편 아파트 옆 평화교회 십자가가 찬바람 속에서

궁궐의 문지기처럼 벌을 서는 것을 보며

다시 차디찬 불면의 침대에 몸을 눕혔다.


어젯밤 미쳐 다 이별하지 못한 영혼들이

징메이 고개 지선사 뒤편 솔숲에서

웅얼웅얼 바람소리를 내는데


할 말을 잃은 벙어리가 되어

고개너머 속세로 여지없이 출근한다.


아침하늘이 희뿌옇다.

눈이라도 오려는지 바람이 차다.

아파트 현관 계단 옆에

지난 늦가을 비오는 날 떨어진 무화과나무 잎이

30센티미터쯤 날아올라 내 발등에 떨어진다.

계양산 골짜기 어디쯤 눈발이 서성이겠다.

:
Posted by 비단강
2018. 4. 9. 16:17

배고픔 카테고리 없음2018. 4. 9. 16:17

배고픔이거나 그리움이거나

 

오늘처럼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작은 우산을 쓰고 축 처진 낙엽을 밟으며 오후 다섯 시 반부터 골목에 불이 켜지는 일곱 시 오십분까지 이육사와 김지하의 정신세계를 걷고 싶다. 거기에 술 잘 먹는 친구하나 있어서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술이나 먹으라는 핀잔이 따르면 비록 귀찮으나 괜찮을 듯하다.

 

 

음력 칠월 바람이 문밖 댓닢을 흔드는 날이면 오래된 친구가 찾아와도 좋을 듯하다. 하여 옛날에 요절한 가수의 노래나 듣고 혹 친구가 낡은 책장에서 미우라 아야꼬의 소설책을 꺼내 읽으면 나는 골목입구의 구멍가게에서 소주를 사 오고 여주인공의 답답함을 이야기 하는 친구의 넉두리를 듣고 싶다.

 

 


 


...외롭다는 것은 배고픔이다. 허기진 배를 채울 무언가를 본능적으로 찾게 된다. 그 무언가가 나에게는 술일 수도 있고 책일 수도 있으며 친구일 수도 있다.

:
Posted by 비단강
2018. 3. 19. 12:55

간이휴게소 카테고리 없음2018. 3. 19. 12:55

간이휴게소

 

내가 사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미루어 둔 졸음을 털어내려고

비안개 속에서 떨고 있는

신풍 주차장간이휴게소에 들러 잠짓을 하다말고

갑자기 텁텁한 입안을 어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차문을 열다가 빗방울들이 아우성치는 아스팔트를 보았다.

우산을 생각하였으나 깨어지는 알갱이들을 보며 그냥 맞기로 했다.

 

자판기 옆 쥐똥나무 울타리 밑에서

비를 피하는 젖은 참새를 보며

천 원짜리 캔 커피 조지아를 샀고

젖은 참새의 까만 눈동자가

내 눈을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를 피할 집이 없구나.

이 빗속에서 무얼 찾고 있느냐.

이렇게 내가 나에게 물었다.

 

비안개 몰아치는 날

비에 젖은 참새와

천 원짜리 캔 커피를 손에 든 한 사내가

어느 산간 휴게소 마당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
Posted by 비단강
2017. 6. 8. 17:50

뒷산 카테고리 없음2017. 6. 8. 17:50

어릴적 나의 놀이터는 야트막한 뒷산이었다.

노송 가득한 언덕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릴적 나에게는 온 세상이었다.

온갖 추억이 골골 샅샅이 어려있는 동화속 공간이다.

아직도 시골에 가면 그 언덕 그골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지금 나는 산을 걷고 있다.

어릴적 놀이터는 아니지만 소나무가 있고 참나무가 있고 이른 봄 진달래가 피고 윤사월 뻐꾸기가 우는 곳

 

이 자그마한 솔숲을 걸으며 생각한다.

온 우주가 깃든 나의 뒷산을 걷는다.

:
Posted by 비단강
2016. 11. 15. 19:05

11월 12일 광화문에서 카테고리 없음2016. 11. 15. 19:05

앳띤 여학생들 젊은 애기엄마들 싱싱한 연인들 모두 한목소리로 외치다



우리는 사람사는 세상에 나서

이웃을 배려하고 나보다 약한 사람을 돕는 것을

사람이면 당연히 할 일이라고 배우고 살아왔다.

 

정의와 양심이 지켜지는 세상,

이웃에 대한 사랑이 존경받는 세상, 

돈보다는 사람이 먼저라는 것을 실천해내는 세상을 향하여

피 끓는 젊은이들이여.

모든 진보세력이여.

집결하라. 궐기하라.

 

저기 저기, 정도를 벗어나

사도를 것는 수구무리들에게 더는 기회를 주지말자

 

이땅을 저들의 배설물로 더럽히지 말자.

 

이땅의 피 끓는 젊은이들이여

이땅의 진보세력이여

총 집결하라

총 궐기하라





광화문 광장이 모자라 을지로 1.2가 까지 가득 메운 시민들






너와 나 우리가 어울려 흥겹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풍물패의 거리공연)


:
Posted by 비단강
2015. 5. 13. 17:50

내 마음의 고향 카테고리 없음2015. 5. 13. 17:50

                             

                              저기가 거긴가

고향땅이 여기서 얼마나 되나

푸른하늘 끝닿은

저기가 거긴가

 

아카시아 흰꽃이 바람에 날리는

고향에도 지금 쯤

뻐꾹새 울겠네

 

어릴적 이 동요를 부르면 고향에 살면서도 나도 모르게 막연한 그리

움이 생기곤 했습니다.

고향은 늘 그립습니다.

 

 

 

 

 

:
Posted by 비단강